의성마늘 목장

2012-04-27 20:05:13 조회 : 5079         
장태평 한국마사회장 말고기 먹을수록 말 산업 발전... 일본에도 수출 해야죠 이름 : 관리자   210.♡.101.210

장태평 한국마사회장 "말고기 먹을수록 말산업 발전…일본에도 수출해야죠"

한경과 맛있는 만남

말은 경제적 가치 높은 동물, 키울 때 사료소비 소의 절반

말산업 되려면 20만마리 필요…식용 수요 뒷받침돼야 가능

과천 등 경마공원 잘 꾸미면 年 수십만명 찾아올 거예요

말(馬)산업을 키우려면 말고기부터 먹어야 한다고? 말고기 식당이 있기나 할까. 고기는 질기지 않을까. 제주도 아니고 서울에서 ‘제대로 된’ 맛을 보여주겠다고? 장태평 한국마사회장(63)과의 만남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서울 잠실동에 있는 제주 말고기 전문식당 제라한에서 보자고 할 때부터 그랬다. 제라한은 ‘제대로 된’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마사회장 취임 후 ‘공기업의 수익성’과 ‘경영 마인드’ ‘역발상의 지혜’를 강조해온 것도 마찬가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내고 농식품부 산하기관인 마사회 수장이 된 것도 파격 중 하나였다. 격이 내려간 것 아니냐는 말에 그는 “장관 시절의 경험을 살릴 수 있으니 말산업을 키우는 데 제격 아니냐”며 호탕하게 웃는다. 시인인 그의 상상력과 ‘부드러운 직선’의 힘이 마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또다른 힘이기도 하다.

삼전사거리 부근에 있는 제라한은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거렸다. 주인은 “제주도 목장에서 기른 말로 육회, 육초밥, 등심구이, 샤브샤브 등을 만든다”며 다양한 음식을 소개했다. 설렘반 걱정반으로 10여가지 요리가 나오는 제라코스를 선택했다.

▷어떻게 말고기 전도사를 자처하게 됐습니까.

“말고기가 소고기보다 건강에 더 좋아요. 세균이 적어 위생적이기도 하죠. 지방까지 적어서 맛이 부드럽고 담백해요. 포화지방산이 많은 소고기는 대장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말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어서 혈관을 막을 염려가 없으니 성인병 예방에도 좋습니다.”

▷자주 즐기는지요.

“이번이 네 번째예요. 어릴 때 말고기는 먹는 게 아니라는 말을 듣고 자랐는데 그 인식이 강하게 남아 늦게서야 맛을 알았지요. 그 인식을 넘어서야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첫 번째와 두 번째까지는 맛을 잘 모르겠더군요. 세 번째 만에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 번째 먹는 오늘은 그야말로 제대로 된 맛을 음미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에피타이저로 생간과 생염통이 올라왔다. 제주도 장전목장에서 한 달에 두세 번만 오는 귀한 것이다. 기름장에 생간과 생염통을 찍어 먹어보니 쇠고기와 비슷한데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더 느껴진다. 이어서 말 엉덩이 부위의 사시미가 나왔다. 한 점 입 안에 넣으니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제주말로 ‘검은지름볶음’이라고 불리는 말곱창볶음도 나왔다. 말 특유의 냄새가 살짝 묻어났다.

▷평소 말고기를 구경하기 힘든데 경제성이 있을까요.

“맛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뛰어난 게 말입니다. 소에 비해 살코기는 조금 적지만 뼈와 가죽, 기름 등 부산물을 팔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요. 특히 말뼈는 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이라 해서 약용으로도 인기죠. 말을 키울 때 들어가는 곡물도 적습니다. 소고기 1㎏ 생산에 곡물 7~8㎏이 들어가지만 말은 그 절반에 불과해요. 말고기 소비가 보편화된 일본으로 수출도 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 해 20만두의 말을 식용으로 소비하는데 이 가운데 절반을 해외에서 수입하거든요. ”

▷국내에서도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는군요.

“소고기 수요의 일부를 말고기로 전환하면 간단합니다. 국내에선 한 해 600만마리 분량의 소고기가 소비되고 있어요. 이 가운데 2% 정도를 말고기로 대체하면 소고기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산업으로 키울 수 있죠. 그 숫자가 12만마리 정도입니다. 말산업이 제대로 커지려면 사료, 용구, 장비, 수의사 등 시장이 함께 형성돼야 하는데 국내 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아서 말 안장과 마사에 깔아놓는 깔짚조차 수입하는 실정이에요. 어느 정도 기본 규모가 돼야 산업으로서 클 수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 먹는 수요가 꼭 필요한 겁니다.”

▷말산업을 키우려면 말고기부터 먹어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나 봅니다.

“말이 20만마리 정도 있어야 돼요. 경마용은 2만마리도 안 됩니다. 요즘 승마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승마장을 지금의 300개에서 3000개로 늘린다해도 5만마리면 충분합니다. 경마와 승마 합쳐 7만여마리인데 이 정도로는 말산업이 제대로 클 수 없어요. 전체 20만마리 중 식용으로 12만~13만마리를 팔면 되지요. 말 생산농가를 4~5배가량인 3000~5000농가로 늘려야 합니다. 말을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어야 해요. 그 기반을 1~2년 안에 닦아야 합니다.”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등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답게 말고기 시장의 필요성을 숫자로 풀어놓기 시작했다.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커질 수 있을까요.

“우리 대가축 시장이 소 돼지 등에 몰려 있는데 이를 말 등으로 분산하면 농가 소득도 증가합니다. 경주마값이 1마리에 3000만원인데 식용 말은 600만~700만원이에요. 1만마리면 600억~7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는 거죠. 목표대로 12만마리를 식용으로 키운다면 7200억~8400억원입니다. 말은 광우병 걱정도 없지요. 축산 농가의 새 소득원이 될 수 있습니다. 농식품부의 자유무역협정(FTA) 지원자금을 받아서 말산업을 키우는 데도 쓸 생각입니다.”

▷그 과정에서 마사회의 역할은.

“경주마는 경주마대로, 식용말은 식용말대로 내다팔 수 있는 시장이 있어야 합니다. 마사회는 이런 시장을 만들기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려고 해요. 말과 각종 부산물을 이용한 식품 개발, 가공품 개발 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말 부산물 가공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예요. 제주도를 기반으로 말기름을 이용한 화장품이나 비누가 개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아토피 피부에 효과가 좋다고 하더군요.” A20면에 계속

▷승마대중화를 앞당길 계획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취임 이후 전국의 사업장을 돌아다녔는 데 제주 경주마목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65만평의 넓은 초지 위에서 경주마들이 뛰는 모습이 정말 멋지더군요. 이렇게 좋은 자산을 활용해 수익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주마를 키워내는 경주마목장 본래의 기능을 하면서도 공간의 일부를 떼어 일반인들이 승마를 즐기고 말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쉬어갈 수 있는 레저공간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마사회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은.

“조직 전체적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요. 밖에서 보면 마사회가 큰 돈을 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성장률이 2%에 불과해요. 올해 목표를 8조7000억원으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비상대책을 강구했죠. 취임 후 가장 먼저 바꾼 게 보고서 양식이에요. 보고서의 첫 번째 난에 부서 수익을 적으라고 했습니다. 수익성을 1번으로 생각하는 마인드를 심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떻게 수익을 늘릴 수 있습니까.

“제주 경주마목장뿐만 아니라 과천과 부산·경남의 경마공원도 식물원 수준으로 조경을 강화하면 수십만명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허브나라도 수십만명이 들어오는데 우리라고 못할 게 있나요. 경마장 부지 중 10만평을 승마장과 트레킹 코스로 만드는 방법도 있지요. 경마공원에서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을 거쳐 서울대공원까지 말을 타고 둘러보는 코스를 만들면 인기를 끌 겁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쓰는 경마장 시설을 예식장, 회의장, 전시장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죠. 과천 경마장은 서울에서도 구하기 힘든 대형 컨벤션센터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접근성도 좋고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농업부문 전시 등으로 특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인이기도 한데 이런 아이디어의 원천이 시인가요.

“하하, 운명적으로 시인이 됐죠. 농림부 국장으로 옮기기 전 교육받던 2001년 시집을 냈어요. 관료라면 깊이 생각하고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고 봅니다. 내면과 깊이를 헤아려야 하고 뒤를 돌아봐야 하죠. 왜 선조들이 시를 읊었는가를 생각해봐도 그렇잖아요. 요즘 공무원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가 예정보다 1시간이나 길어졌지만 시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눈이 반짝거렸다. 자작시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시 한편을 낭송해 달라고 하자 쑥스럽다며 손사래를 치더니 시집《강물은 바람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에 실린 ‘파도’를 나직이 읊기 시작했다.

“그렇게 멀리서/ 씩씩거리며 달려와// 그리웠단 말 하기도 전에/ 몸부터 부딪치고/ 울어버린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 이전글   다음글 ▷
목록
  • 의성마늘소
  • 의성마늘포크
  • 의성마늘닭
  • 의성마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