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작된 송아지 가격 하락세 심화로 한우 번식 농가들의 경영 수지와 번식 의향 이 악화하면서 송아지 생산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가 조사·발표한 한우 송아지 가격은 2012년 말 기준 암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67만4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6.9%나 하락했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수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은 128만5000원으로 전월 대비 10%이상 떨어졌다. 더욱이 가축시장에 내다 팔 여건이 어려운 소규모 한우 농가들의 문전거래 시장 가격과 가축시장 최하 가격은 암송아지의 경우 30~40만대 거래가 비일비재 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 및 농가들의 전언이다.
송아지 가격 폭락으로 수지 악화에 따른 농가들의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암소도축실적은 치솟고, 인공수정률은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번식 농가들의 폐업과 도산이 가속화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아지 값 하락에 맞물려 본격화 한 한우 암소 도축으로 2012년 한우 총 도축 물량인 84만2771두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43만6977두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과 2010년 전체 도축물량 가운데 암소 도축 비중이 차지했던 40.8%, 43.7%보다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암소 도축률이 증가하면서 인공수정판매량은 급감하고 있다.
농협이 집계한 지난해 인공수정액 판매량은 가임암소 증가에도 불구하고 총 191만2243 스트로로 전년 214만6082스트로 대비 12.2나 % 감소했다. 특히 이 같은 감소세는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번식 의향과 관련된 각종 지표가 악화하면서 송아지 생산율은 지난해 말 기준 65% 수준까지 하락했다. 한우 가임암소 두수는 2012년 9월말 기준 129만두로 증가했지만 암소도축증가와 번식 포기 등으로 지난해 송아지 생산 실적은 2009년 가임암소가 100만두 수준이었던 80만두 수준까지 떨어졌다.
때문에 한우업계는 300만두를 넘어선 공급 과잉 속에서 2~3년 이내 현실화할 송아지 수급 불균형을 놓고 심도 있는 고민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번식기반 안정과 농가 소득 보전 차원에서 볼 때 소규모 한우 농가들의 도산과 폐업 등 이탈을 어떻게 어느 정도 수준까지 막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대두하면서 현재 사육두수와 연동된 한우송아지생산안정제도의 지급 조건과 한도 재설정을 포함한 번식농가의 소득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우업계 한 관계자는 “2001년 쇠고기 수입 자유화를 앞두고 한우 번식 기반 안정과 번식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실시돼온 송아지생산안정제가 한우 공급물량 과잉에 따라 사육두수 연동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 소규모 농가들이 생존권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영세·중소규모의 한우 번식농가의 도산과 축산 포기를 막기 위한 송아지 소득 보전 안정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부와 한우협회 등 생산자단체는 최근 송아지생산안정제 지급 조건 등을 개편하기 위한 실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